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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아내에게 쓰는 투자 이야기

가치란 무엇인가, 가치투자란 무엇인가

아내에게 쓰는 투자 이야기 두번째 글


사실 이게 제일 먼저 나왔어야 하는 글인데, 일단 본 시리즈가 완성되기 전에는 순서에 상관 없이 자유롭게 그때 그때 떠오르는 주제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저는 가치투자자 입니다





근데 그 가치란것이 무엇일까요?


이건 너무 간단한 질문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정말 많은 답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스스로를 가치투자자라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가치에 대한 정의가 매우 큰 갭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아사 직전의 배고픈 빈민에게는 다이아몬드보다 한 그릇의 죽이 더욱 큰 가치를 가질 것입니다

반면 보통의 사람들에게 다이아몬드라는 보석은 한 그릇의 죽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가치를 가지겠지요


이렇게 가치란 사람에 따라 정말 천차만별로 평가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나 주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에대한 가치평가는 사람마다 제각기 근소한 차이가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200만원이 훌쩍 넘은 삼성전자를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고 매도하지만

누군가는 아직도 너무 싼 삼성전자라고 생각하며 매수하여 거래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시장의 보편적 합의'가 비싸다고 생각하면 매도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가격이 떨어지고

싸다고 생각하면 매수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가격이 올라갑니다


이것이 단기적으로 주가가 움직이 원리입니다

이토록 주식시장의 모든 종목에서는 매일 매일 서로 다른 '가치 평가'가 이루어 집니다


이제 우리는 이런 제각기 다른 가치 평가가 이루어지고, 그 의견의 집합이 주가를 이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오늘 삼성전자의 주가가 5% 올랐다고 생각해 봅시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5% 올랐다는 것은 '시장의 보편적 합의'가 5%의 가격을 더 줘도 살만 하다 라고 인정한 것입니다

이것을 다른말로 가치 '평가의 '합의'라고 부르겠습니다 


하지만 평가의 합의가 5% 상승한것이 반드시 '실제 가치'의 5%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대체적으로는 비슷하게 움직이긴 합니다만)


보통 삼성전자 같은 큰 회사의 '실제 가치'는 하루만에 %단위로 변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보통 이런 경우에는 '평가의 합의''실제 가치'의 갭이 벌어졌거나, 혹은 기존에 갭이 있었다면 좁혀졌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결국 가치 투자란, 이 갭이 좁혀지는 것을 통하여 수익을 창출해 내는 투자 행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실제가치 - 평가의 합의 = 가치투자자의 기대 수익


으로 쓸 수 있겠네요





가치 평가



그런데 앞서 말한것 처럼 가치란 너무나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같은 가치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여러가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정말 제 각각의 다양하고도 복잡한 기준이 있겠지만 

가치 평가의 기준을 큼지막하게 둘로 나눠본다면


미래의 가치, 현재의 가치로 나뉠 수 있습니다



미래의 가치는 무슨 말 일까요?


또 예를 들자면

동네에 스타벅스가 하나 있습니다

이 스타벅스는 인테리어 비용이랑 설비 투자 등등 해서 처음 투자 비용이 1억(자산)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카페는 현재 연매출이 무려 1억이라고 합니다 (현재의 이익 가치)

동네에는 빽다방이나 이디야 커피 같은 경쟁 업체가 있긴 하지만

스타벅스의 브랜드 파워와 인테리어, 커피 맛 등의 강점이 있어서 손님들이 제일 많이 찾는 커피숍 입니다 (경제적 해자)


그런데 마침 내년에는 우리동네에 대기업이 하나 이주 해 온다고 합니다

직원수가 5000명이 넘는 대규모 기업이전이라서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인구가 2만은 늘어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우리 동네 인구는 2만명에서 4만명으로 2배에 달하는 인구증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대 근거)


마찬가지로 이 스타벅스도 내년에는 2억의 연매출을 달성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래의 이익 가치)

알바를 좀 더 써야하긴 하겠지만 인테리어 투자비나, 가맹비등의 기존 투자금에서 큰 목돈 들어갈 일은 없을테니

매출이 2배 오르면 마진율이 두배 이상 혹은 세배도 넘게 크게 오를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가게가 인테리어 설비투자금 1억에. 권리금 1억을 더 요구하며 매물로 나왔습니다 (성장 가치의 반영)


그걸 제가 샀습니다! (시장의 합의)


(보통 상가의 권리금은 1년치 순익을 기준으로 결정 되지만 본 글에서는 미래의 가치를 반영한 것으로 가정 하였습니다)


프리미엄을 지불하지만 그 이상의 미래 가치를 기대하며 투자하는 것

이 투자를 미래 가치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투자를 함에 있어 필요한 핵심적인 능력은 통찰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인구가 2배 증가할지? (산업의 파이 증가)

이 상권에 경쟁 업체는 얼마나 더 생길수 있을지? (리스크)

스타벅스의 브랜드가치와 메뉴 경쟁력은 경쟁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여 2배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지? (경제적 해자)

그로 인해 현재의 권리금 1억이 정당화 되고, 그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기업의 미래 성장 능력)

예기치 못한 리스크는 무었이 있을지? (시스템적 리스크)


이런 모든 것이 고려되야 이 상가에 대한 미래 가치를 평가 했다고 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이 못되서 이 투자법을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미래에 대해 내다보는 것은 아무나 노력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현재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다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동네에 BBQ치킨집 사장님이 있습니다

이 사장님은 요즘 근심이 많습니다

지난달에만 벌써 두 개의 경쟁 치킨집이 생겼거든요 (미래 가치가 훼손될것으로 예상됨)

아직 단골이 많고(경쟁 우위), 새로생긴 치킨집은 홍보가 덜 됬는지 당장 매출에 타격이 크지는 않습니다만

다음달에는 맞은편에 치킨집이 하나 더 생길거라네요


이렇게 되면 정말 치킨 게임을 해야할 것 같아서 한숨이 나옵니다

이 사장님은 형편이 좋지 못해서 치킨게임을 시작하면 버틸 수가 없을것 같습니다현

투자금이 1억(자산)이 들어간 가게지만, 아직 망하기 전에 8000만원에 가게를 내놓습니다 (현재 가치의 반영)


그걸 제가 샀습니다! (시장의 합의)


현재의 자산 가치 혹은, 이익 가치보다 디스카운트 된 가격미래의 리스크를 사며 재평가를 바라는것

이것을 현재 가치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앞선 미래가치 투자와 마찬가지로 가치평가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정말 경쟁사가 계속 생겨나서 미래 가치가 훼손될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훼손 된다면 얼마나 디스카운트 하는것이 적정한지? (적정가치 산정,(밸류에이션))

그리고 향후 치킨게임에서 탄핵되지 않고 버틸 메뉴의 경쟁 우위나, 충분한 자본금이 있는지? (경제적 해자 혹은 안전마진)


물론 이 외에도 여러가지로 분석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이런 밸류에이션의 갭과, 안전마진을 확보한 뒤 치킨집이 이 위기의 시간을 잘 버텨내 정상화 되길 기대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통찰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먹거리 X파일이나 조류 독감같은 시스템적 리스크로 인하여 치킨산업 전체가 망해 버릴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좀 더 쉽고, 저 같은 범재도 접근할 수 있는 투자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서 제외할까 생각했지만


먼저 가치투자의 길을 걸으신 현명한 투자자들이 공통되게 주장하는



세번째 방법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 투자법도 있습니다


장사가 잘되는 스타벅스를 권리금은 커녕 들어간 투자금 1억보다도 싸게 사는 방법이 있습니다

앞서 적은 것 처럼 일반적인 경우에는 불가능 합니다

누구도 이 잘되는 가게를 헐값에 팔고 싶지 않을테니까요


하지만 IMF가 터져서 사람들이 커피는 커녕 외식도 줄이는 경제 위기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당연히 이 목좋고 단골 많은 스타벅스도 이 경제위기를 피해갈 수는 없겠죠

매출은 급감하고 설상가상으로 스타벅스 사장님이 보증서준 친구가 야반도주를 하면서 산더미 같은 빚이 생깁니다

결국 이 스타벅스는 경매에 나오게 되는데 이때는 권리금은 커녕, 실 투자금의 절반 이하 가격에서도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때는 정말 아사 직전의 빈민에게 죽 한그릇으로 다이아몬드를 사듯 좋은 기업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하지만 준비 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스타벅스가 원래 매출이 어느 정도였고, 이 경제 위기가 지나간 후 에는 얼마를 벌어들일 것일지,

또 이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조차 알 수 없기 때문에, 선뜻 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손안의 다이아몬드 마저 죽 한그릇에 팔아 버릴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가치 투자자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가치를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되는 것입니다

만약에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나는 통찰력이라고는 1도 없어서 가치 평가 같은 복잡하고 어려운것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

그냥 좀 편하게 하는법 없을까?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방법이 없는것은 아닙니다.



저도 그랬지만, 지금도 많은 가치투자자들은

"가치투자만이 절대적인 진리다"

라는 종교적 신념이 있습니다


제가 겪어본 바로는 '가치투자가 가장 현실적인 길 중 하나' 지만

유일한 방법론은 아니란 생각 입니다


하지만 무었이 되었던 대충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가치투자도 귀찮은 분들은 그냥 투자를 말리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치투자의 장점중, 투자로 얻는 수익보다도 더 큰것은


투자를 위해 끊임없이 사고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자기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은 가치투자와는 또 다른 길인 모멘텀 투자와, 퀀트 투자의 개념과 원리에 대하여 소개해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투소에 어울릴 만한 글은 아닐것 같기에 제 블로그에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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